이미지: 지구에서 6,500광년 떨어진 1054년에 중국과 다른 천문학자들이 관측한 밝은 초신성 폭발의 결과인 게 성운은 2024년 6월 3일 제임스 웹 망원경으로 촬영한 이미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초신성에서 생성된 초밀도의 별인 중성자별이 있습니다. 이 이미지는 웹 우주 망원경의 적외선 데이터와 함께 찬드라의 X-선 데이터를 보여줍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주의 색은 진짜일까?
우리가 보는 우주의 장엄한 이미지들은 마치 오로라처럼 신비롭고 강렬한 색채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 색들은 우리가 눈으로 직접 본 것이 아니다. 바로 ‘false-color(가시화 색채)’라는 방식으로, 인간의 인지 한계를 넘어선 파장을 시각적으로 번역한 결과다.
보이지 않는 파장을 색으로 읽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같은 현대의 관측 기술은 적외선이나 자외선 등 비가시광선을 수집한다. 문제는, 이 데이터가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과학자들은 각 파장을 임의의 색상으로 지정해 ‘보이게’ 만든다. 이 과정은 예술의 영역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철저한 과학적 규칙에 기반한다. 예컨대 짧은 파장은 파랑, 긴 파장은 빨강 등으로 매핑하는 것이다.
102채널 색상 우주 지도, SPHEREx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참여한 NASA의 SPHEREx는 무려 102개의 적외선 밴드를 통해 우주의 스펙트럼을 수집한다. 이는 우리가 기존에 보던 ‘3채널(RGB)’ 이미지를 넘어, 고해상도 색채 해석의 시대를 여는 시도다. 하지만 이 데이터 역시 최종적으로는 ‘색’이라는 언어로 번역돼야 비로소 우리가 ‘보는’ 것이 된다.

지구에서 약 3,200만 광년 떨어진 나선 은하 NGC 628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날짜 미상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다. 이미지는 NASA, ESA, CSA, STScI, 재니스 리(STScI), 토머스 윌리엄스(옥스퍼드), 그리고 PHANGS 연구팀에 의해 제공되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러한 false-color 이미지에서의 색은 ‘예쁜 장식’이 아니다. 그것은 우주의 물리적 상태와 구성 요소를 읽는 코드이며, 색채는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는 언어적 역할을 한다. 이는 과학뿐 아니라 색채 디자인과 시각 커뮤니케이션, 정보 시각화 등 다양한 영역에 연결된다.
색은 단지 시각적 아름다움을 위한 요소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해를 가능하게 만드는 해석적 도구다. 우주의 언어를 색으로 읽는 이 놀라운 방식은, 색채가 얼마나 깊이 있는 인식의 매체인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우리가 보는 우주의 색은 상상된 것이 아니라, 과학이 만든 진실의 색채 언어다.
출처 : koreajoongangdaily.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