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hone 17 Pro, 어두운 색의 딜레마

스마트폰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빛과 그림자의 경계 위에 존재한다. 애플의 최신작 iPhone 17 Pro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모델에서는 색채가 단순한 ‘선택의 미학’을 넘어 사용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사용자들의 초기 경험담에 따르면, 특히 짙은 파랑과 검정 계열의 모델은 일상적인 사용 속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스크래치가 발생한다. 손끝의 마찰이나 가방 속 액세서리와의 충돌, 혹은 MagSafe 충전패드와 같은 필수 액세서리조차도 후면에 흔적을 남긴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소재와 색채 공학의 한계를 드러내는 지점이다.

알루미늄, 그리고 색채의 취약성

그 배경에는 티타늄에서 알루미늄으로의 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알루미늄은 가벼움과 가공성 면에서 매력적인 소재이지만, 표면 처리 방식에 따라 내구성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짙은 색을 구현하기 위해 적용되는 양극 산화 처리(eloxieren)는 미세한 긁힘에도 쉽게 도장층이 벗겨지는 특성을 지닌다. 모서리 부분처럼 코팅이 얇아지는 지점은 더욱 취약하다.

유튜버 JerryRigEverything의 실험에서 확인되었듯, 쉽게 표면 손상이 가능한 것은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 소재 특성의 구조적 한계라 할 수 있다. 이는 2012년 iPhone 5의 알루미늄 바디, 그리고 2016년 iPhone 7 Jet Black 모델에서 이미 경험된 과거의 문제와도 겹쳐 보인다.

색과 내구성 사이의 균형

결국 소비자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짙은 색의 고급스러운 매혹을 받아들이는 대신, 긁힘이라는 ‘시간의 흔적’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밝은 색이나 오렌지 계열 모델을 선택해 비교적 안정된 외관을 유지할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하듯, 이번 모델에서 보호 케이스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디자인의 역설

애플이 늘 강조해온 것은 미니멀리즘과 소재의 순수성이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오히려 그 철학이 사용자 경험과 충돌하는 순간을 드러낸다. 스마트폰은 예술품이 아니라, 매일 손에 쥐고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색과 소재가 빚어낸 이 미묘한 역설은, 향후 애플이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과 내구성 사이의 균형을 재정립할 것인가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