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와 오징어에서 영감을 받은 스탠퍼드의 신소재 연구

문어와 오징어는 주변 환경에 맞춰 피부의 색과 표면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생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위협을 피하거나 주변과 동화되기 위해, 색뿐 아니라 질감과 반사 특성까지 조절한다. 이러한 자연의 메커니즘에서 영감을 받아, Stanford University 연구진이 색과 표면 구조를 동시에 변화시킬 수 있는 인공 카모플라주 피부를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이 인공 소재는 매우 얇은 필름 형태로, 외부 환경 변화에 반응해 색상이 달라진다. 특히 물과 접촉하면 표면 구조가 변형되면서 빛을 반사하는 방식이 바뀌고, 그 결과 관찰되는 색 역시 변화한다. 이는 색소를 추가하거나 제거하는 방식이 아니라, 물질의 구조적 변화에 의해 색이 달라지는 원리다.

주변 환경에 적응하여 주변 환경을 모방하는 어린 오징어. 이미지출처: wikipedia

오징어 피부의 색소 세포. 이미지출처: wikipedia

자연계에서 문어의 피부에는 크로마토포어(chromatophore)라 불리는 색소 세포가 존재한다. 이 세포들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색소의 노출 면적을 조절하며, 이를 통해 피부 전체의 색과 패턴을 빠르게 바꿀 수 있다. 스탠퍼드 연구진은 이러한 작동 방식을 기술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전자빔 리소그래피(electron-beam lithography) 기술을 활용해 나노미터 단위의 패턴을 가진 고분자 필름을 제작했다. 이 필름은 수분을 흡수하면 부풀어 오르는 특성을 지니며, 그 위에 매우 얇은 금(gold) 층을 입혀 구조를 완성했다. 경우에 따라 금-고분자-금의 다층 구조를 사용해, 빛의 반사 특성을 더욱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구조에서 필름이 팽창하거나 수축하면, 표면의 미세한 굴곡과 간격이 달라진다. 이 변화는 빛의 간섭과 반사 방식에 영향을 미쳐, 관찰되는 색이 달라지도록 만든다. 연구진에 따르면, 단일 금층을 사용한 경우에는 주로 무광에 가까운 표면 효과가 나타나며, 다층 구조에서는 특정 파장의 빛만 반사되어 보다 뚜렷한 색 변화가 구현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위장(camouflage) 목적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향후에는 부드러운 로봇(soft robotics), 환경 반응형 표면, 적응형 디스플레이, 건축 외장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외부 환경을 감지해 스스로 반응하는 소재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시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Nature에 게재되었다. 연구진은 자연에서 관찰되는 피부의 복합적 기능-색, 질감, 반사 특성의 동시 변화-을 인공 물질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출처 : futurezone.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