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2027–2028년 가을·겨울 시즌, WGSN과 Coloro가 제시한 색채 트렌드는 단순한 미적 선택을 넘어 사회적 불안과 개인적 정서의 갈망을 반영한다. 세계는 여전히 불확실성의 소용돌이 속에 있고, 사람들은 그 속에서 마음을 지탱해 줄 안정, 치유, 그리고 자기 표현의 언어를 찾고 있다. 색은 그 해답을 제시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러셋(Russet)이다. 붉은 기운이 감도는 흙빛 갈색은 가을 과실의 충만함과 대지의 비옥함을 떠올리게 한다. 시각적으로는 따뜻하고 안정적이면서도 공간에 강한 존재감을 부여한다. 드라마틱하지만 눈에 거슬리지 않는 이 색은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심리적 뿌리를 내려주는 안정의 장치가 된다.

대조적으로, 피스풀 라일락(Peaceful Lilac)은 부드럽고 맑은 연보라로 내적·외적 균형을 불러온다. 레이브 문화의 자유로운 에너지에서 착안한 이 색은 감각을 확장시키며, 공간에 현대적 세련미와 은은한 활력을 더한다. 어둡고 무거운 계열과 매칭하면 단조로움을 해소하고, 밝은 톤과 함께라면 가벼운 공명감을 이끌어낸다.

이어지는 메이즈(Maize)는 곡식과 영양을 상징하는 황금빛 노랑이다. 버터 옐로보다 더 선명한 이 색은 공간에 기쁨과 낙관성을 불어넣는다. 특히 채광이 좋은 주방이나 거실에서 따뜻한 환영의 기운을 형성하며, 지속가능성과 풍요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메이즈는 단순히 장식적인 노랑이 아니라, 공동체적 에너지와 생활의 활기를 전달하는 색이다.

마지막으로, 딥 그린(Deep Green)은 숲의 깊이와 신비로움을 닮았다. 블랙의 대체 색으로 주목받는 이 진한 녹색은 강렬한 정체성을 드러내며, 장식적이고 큐레이티드된 공간에 감정적 무게를 더한다. 동시에 젠더 중립적이고 시대 초월적인 매력을 지니며, 자연의 치유력과 현대적 세련미를 함께 전한다.

이 네 가지 색은 공통적으로 단순한 트렌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감정의 언어이자 회복의 도구,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 매개체다. 2027–2028년의 색채는 사람들에게 안식과 용기를 주는 동시에, 자기 정체성을 공간 속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결국 이번 시즌의 팔레트는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색채로 치유받고, 색채로 말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출처 : www.housebeautif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