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색채, 대담한 붓질, 그리고 익숙하지만 낯선 일상의 아이콘들. 미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캐서린 번하드(Katherine Bernhardt)의 대규모 회고전이 2025년 여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은 그녀의 예술세계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Some of All My Work〉. “내 작업의 일부지만 전부 같은” 이 표현처럼, 전시는 번하드의 화려한 예술 궤적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이번 전시는 6월 6일부터 9월 28일까지 열리며, 회화와 조각을 포함한 약 14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특히 한국을 위해 준비한 최대 6미터 규모의 신작들과 더불어, 핑크 팬더·피카츄·ET·도리토스·크록스·나이키 등 대중문화 아이콘을 소재로 한 작업들이 한자리에 펼쳐진다. 그녀의 그림은 단지 ‘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회화 속 과장된 색면과 반복되는 오브제는 ‘보는 감각’을 ‘느끼는 감각’으로 전환시키며, 소비문화와 시각예술의 경계를 유쾌하게 넘나든다.

전시장 안에는 작가의 실제 작업실을 재현한 설치 공간도 함께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은 캔버스 뒤편의 창작 현장을 직접 체험하듯 느낄 수 있다. 이는 번하드의 일상성과 작업의 물성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장치로, 전시의 몰입도를 더욱 끌어올린다.

‘대중문화와 현대미술의 교차점’이라는 찬사를 받는 번하드의 작품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대담하고도 친근하다. 익숙한 이미지들로 구성되었지만,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구성된 그녀의 회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번 전시는 그녀의 세계로 진입하는 가장 화려한 입구가 될 것이다.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가능하며, 입장 마감은 오후 6시다. 월요일은 휴관이므로 방문 계획 시 참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