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색은 단순히 아름다움의 문제만은 아니다. 북극과 남극 지역의 바다 색이 점점 변하고 있으며, 이 변화는 단순한 미적 요소가 아닌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신호이다. 프랑스 과학 전문 매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해빙(海氷)의 급격한 감소가 바닷속 빛의 색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해양 생물의 생존과 생태계 균형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해빙이 사라지면 바다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기존의 북극해나 남극해에는 해수면 위에 두꺼운 얼음층이 덮여 있었다. 이 얼음은 마치 뚜껑처럼 햇빛이 바닷속 깊이까지 침투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했다. 해빙은 햇빛을 강하게 반사해 바다 속에는 대부분 짙은 녹색이나 푸른빛이 약하게 들어가는 정도였다. 이 덕분에 해빙 아래 사는 생물들은 특정한 파장의 빛에 맞춰 적응해왔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해빙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얼음이 녹으면 바닷물은 햇빛을 더 많이 흡수하게 된다. 그 결과, 바다 속으로 들어오는 빛의 종류와 양도 달라지게 된다. 과거에는 분산되어 들어오던 빛이, 이제는 훨씬 더 직접적이고 강한 빛, 특히 짧은 파장의 푸른빛(청색광)이 우세해진다.

바닷속 빛의 색이 변하면 생물들은 어떻게 될까?

바닷속에서 살아가는 생물들, 특히 식물성 플랑크톤이나 조류(藻類) 같은 미세 생물들은 빛을 에너지로 삼아 광합성을 한다. 이들은 특정 파장의 빛에 맞춰 진화했기 때문에, 환경이 바뀌면 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붉은색이나 녹색 빛을 활용하던 조류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파란빛만 강하게 들어오게 되면서 이들이 광합성을 제대로 못 하게 될 수 있다. 반면, 파란빛을 잘 활용하는 일부 종들은 오히려 유리해져서 해양 생물 종의 구성 자체가 바뀌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처럼 아주 작은 변화—빛의 색과 강도 변화—가 먹이사슬 아래쪽부터 파문을 일으켜, 새우, 물고기, 바다새, 해양 포유류 등 상위 생물들의 생존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

(a) 빛의 산란(scattering) 계수 비교 – 얼음 vs. 물

  • 세로축은 산란 계수(scattering coefficient)를 로그 스케일로 표시.
  • 가로축은 파장(300~900nm, 나노미터).
  • 검은 선(ice): 얼음의 산란 계수는 거의 일정하며 매우 큽니다 (즉, 얼음은 빛을 많이 산란시킴).
  • 파란 선(water): 물은 산란이 매우 적고, 파장이 길수록(적색 영역) 산란이 더 줄어듦.

결론: 얼음은 빛을 여러 방향으로 퍼뜨리며 분산시키고, 물은 빛을 더 곧게 통과시키는 경향이 있음.

(b) 빛의 흡수(absorption) 계수 비교 – 얼음 vs. 물

  • 세로축은 흡수 계수(absorption coefficient), 로그 스케일.
  • 가로축은 빛의 파장(색) 범위.
  • 검은 선(ice): 전반적으로 흡수가 낮음.
  • 파란 선(water): 파장이 길어질수록 흡수가 급격히 증가함. 즉, 적색·적외선 영역에서 물은 빛을 많이 흡수함.

결론: 물은 파장이 긴 빛(붉은 계열)을 잘 흡수하며, 파란빛(짧은 파장)은 더 깊이 침투할 수 있음.

해양 생태계에 일어나는 ‘도미노 효과’

식물성 플랑크톤은 해양 생태계의 기본이자 먹이사슬의 출발점이다. 이들이 줄어들거나 종류가 바뀌면, 그들을 먹고 사는 작은 동물(동물성 플랑크톤)도 영향을 받는다. 그 위의 물고기, 더 나아가 바다표범이나 고래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해빙의 감소는 단순히 얼음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바다라는 복합 생태계 전체에 연쇄적인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빛의 색이라는 지극히 작은 ‘시각적인 변화’가 이렇게까지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나?

왜 지금 이 연구가 중요한가?

이번 연구는 해양과학자들이 해빙 손실이 단순히 해수면 상승이나 북극곰 서식지 감소의 문제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이다. 해양 생태계는 매우 정교하게 균형 잡힌 시스템이며, 그 균형이 깨지면 지구 전체 생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바닷속 빛의 변화는 위성 이미지나 광학 센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해양 생물의 생존을 모니터링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출처 : issues.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