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Meinerzhagen시는 시내 Kampstraße 일부 구간에 붉은색 아스팔트 포장을 도입했다. 해당 도로는 법적으로 시속 30km 제한 구역이지만, 실제 측정 결과 평균 주행 속도는 약 45km, 일부 차량은 최대 80km에 달했다. 이는 표지판과 속도 제한이라는 기존의 규범 중심 교통 관리 방식만으로는 생활도로의 안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 인식으로 이어졌다.
이에 시가 선택한 대응은 물리적 구조 변경이나 단속 강화가 아니라 노면 색채를 통한 환경 개입이었다. 회색 아스팔트 대신 붉은색 포장을 적용함으로써, 도로의 시각적 성격 자체를 변화시키고 운전자에게 이 구간이 ‘일반적인 주행 공간이 아님’을 직관적으로 인식시키고자 했다. 색채는 장식이나 경고 표식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주행 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공공 환경 관리 도구로 사용된다.
이 붉은 노면은 별도의 설명이나 해석을 요구하지 않는다. 색의 이질성은 즉각적으로 감지되며, 운전자의 판단 이전 단계에서 무의식적인 감속을 유도한다. 이는 규칙 준수를 명령하거나 처벌을 전제하지 않으면서도 행동 변화를 기대하는 행동경제학적 넛지 전략이자, 연령·언어·인지 수준과 무관하게 동일한 효과를 지향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적 접근에 해당한다. 일부 주민이 이를 “테니스 코트 같다”고 표현했듯, 낯섦 자체가 주행 리듬을 흔드는 핵심 장치로 작동한다.
시는 이 조치를 특정 구간에 국한된 실험으로 보지 않고, 주요 교차로와 진입부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도로 정비·하수 공사·보행 환경 개선과 연계된 중장기 생활도로 개선 정책의 일부로 설명하고 있다. 이 사례에서 색은 규범을 설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공간의 성격을 재정의하고 행동을 조율하는 환경적 언어로 기능한다. 과속 문제 역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환경 설계가 만들어낸 결과로 재해석되며, 붉은 아스팔트는 공공 도로에서 환경색채 정책과 넛지 이론이 결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제시된다.
출처 : www.come-on.de/ 이미지: © Benningha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