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우리나라는 백열전구의 생산과 수입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백열전구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소비전력이 높고 효율이 떨어져 세계적으로 LED로 대체되는 추세였는데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은 백열전구는 물론 형광등조차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한편 백열전구를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 LED는 제품 수명이 길고 광량 대비 소비전력이 낮아, 도입 초기의 높은 가격이라는 단점을 빠르게 극복했습니다. 덕분에 현재는 가격도 크게 저렴해져 백열전구를 사실상 완전히 대체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LED 전구를 고를 때,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색’입니다. 백열등은 열에너지를 이용해 빛을 내는 방식이라 색을 바꿀 수 없었지만, LED 조명은 칩의 광원, 형광체, 패키징 재료 등을 통해 다양한 색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를 표기하는 방식인데요. ‘주백색’이라는 이름만 보고 흰빛일 줄 알았다가 아이보리색이어서 당황한 경험들도 있을 것입니다. ‘백색’이면서도 실제론 흰색이 아닐 줄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LED 전구 색은 ‘색온도’가 기준이며, 한자 이름 또한 색온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전구 색 표기는 ‘KS A 3325(형광 램프의 광원색 및 연색성에 따른 구분)’에 따르는데, 색온도에 따라 청백색(주광색), 연청백색(주백색), 백색, 연황백색(은백색), 황백색(전구색)으로 분류합니다. 이름이 두 가지씩인 이유는, 이름만으로 색을 짐작하기 쉽지 않아 2017년 개정 당시 혼합 병기를 유지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색온도에 따른 전구 색 차이는, 2600~3150K가 전구색, 4600~5400K가 주백색, 5700~7100K가 주광색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억해두면 편한 전구 색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기준에 따라 주광색은 5700~7100K 색온도를, 주백색은 4600~5400K, 전구색은 2600~3150K의 색온도를 지닙니다. 색온도 기준에 따르면 주광색은 한낮의 햇빛처럼 밝은 흰색에 가까운 색으로, 해외에서는 파란 기가 도는 ‘Cool White’로 분류되며, 2017년 개정으로 국내에서는 ‘청백색’이라 부릅니다.
주백색은 정오가 지나면서 해가 기울 때 비치는 따스한 황빛이 살짝 섞인 조명입니다. 영문 이름으로는 ‘Daylight White’이며, 다소 차갑지 않고 은은하게 따뜻한 느낌의 색온도를 뜻합니다. 현재 국내 표준명으로는 ‘연청백색’이라고도 합니다. 전구색은 백열 전구에서 보던 노르스름한 색으로, 이름 그대로 황색을 띠는 따뜻한 느낌의 조명입니다.
정리하자면, 주광색은 약간 파란 기운이 도는 뚜렷한 흰색, 주백색은 은은한 황색이 살짝 감도는 백색, 전구색은 노란 톤이 강한 전형적인 백열등 색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헷갈리는 한글 표기를 굳이 고려하지 않고, 색온도만 보고 결정해도 무방합니다. 색온도란 광원에서 나오는 빛의 색을 온도로 표현한 것으로, 값이 0에 가까울수록 전구색(붉은빛)에, 10000에 가까울수록 파란빛에 가깝습니다. 온도가 낮은 촛불이 붉은색을 띠고, 온도가 높은 가스불이 파란색에 가까운 원리와 같습니다.
조명을 고를 때 하얀색에 가까운 밝은 빛을 원한다면 6500K 이상의 높은 색온도가 표기된 제품을, 전구색처럼 노르스름하고 따뜻한 색감을 원한다면 3000K 전후의 색온도 표기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명의 색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RGB LED 조명’도 있습니다. 일반 LED 전구보다 3~4배 이상 비싸지만, 색온도 변경뿐 아니라 파란색·초록색·빨간색·보라색 등 다양한 색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즉, 한 전구로 주백색·주광색·전구색 같은 기본 색에서부터 총천연색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전구 형태는 물론 스트립 형태로도 출시되며, 리모컨이나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손쉽게 조절 가능합니다.
출처: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