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입양할 때, 우리는 보통 크기나 성격, 활동성 등을 먼저 고려한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는 또 하나의 예기치 못한 변수를 제시한다. 바로, ‘털 색’이 반려견의 수명과 건강 상태를 암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단순히 외모적 취향의 문제로 여겨졌던 색채가 생물학적 신호로 기능할 수 있다면? 이 발견은 우리의 선택 기준을 근본부터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초콜릿색 래브라도, 아름다움 속의 이면

호주 시드니 대학의 연구진은 약 33,000마리의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초콜릿색 털을 가진 개체들은 평균 수명이 다른 색상보다 약 10% 짧았고, 건강상 문제를 겪을 확률도 더 높았다.

검은색/노란색 래브라도 평균 수명: 약 12.1년

초콜릿색 래브라도 평균 수명: 약 10.7년

특히 외이도염(귀 염증)과 피부 질환의 발병률은 초콜릿색 개체에서 각각 2배, 4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아름다운 색을 위해 선택된 유전적 조합이 오히려 건강상의 취약성을 초래하고 있는 셈이다.

색이 말해주는 유전의 그림자

초콜릿색은 열성 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색이다. 이 색을 유지하려는 번식 경향은, 결과적으로 유전적 다양성을 제한하고 건강 문제를 지닌 유전자가 함께 전달될 위험성을 높인다.
즉, 인간이 ‘예쁜 색’을 선호한 결과가 반려견의 삶을 더 짧고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이자, 책임을 요구하는 사실이다.

미학을 넘은 색채 심리학

색은 언제나 감정과 선택에 영향을 준다. 노란색 래브라도는 ‘활달하고 친근한 느낌’, 초콜릿색은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검정색은 우아하고 단단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단지 감정적인 반응을 넘어, 색채 이면에 숨은 생물학적 정보도 고려해야 할 시대에 접어들었다.

색채별 맞춤 건강 관리 전략

초콜릿색 래브라도는 피부와 귀 건강에 특히 취약하다. 이는 피부 장벽의 민감성과 귀 내부 구조와 관련된 것으로, 정기적인 귀 청결 관리와 저자극 스킨케어가 필수다. 또한 식이 알레르기 예방을 위한 저알레르겐 식단도 고려해야 한다.

노란색 개체는 눈 주위 색소가 옅어 자외선에 민감할 수 있다. 강한 햇볕은 안구 자극과 색소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실외 활동 시 자외선 차단 대책과 실내 중심 활동 루틴이 효과적이다. 항산화제가 풍부한 식단은 세포 손상을 줄이고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

검은색 털을 가진 개는 짙은 색 특성상 열을 쉽게 흡수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체온 상승에 매우 민감하므로, 시원한 시간대의 산책, 그늘 확보, 냉감 매트 등의 체온 조절 전략이 중요하다.

색은 정보다.

반려견의 색은 그저 아름다움을 위한 선택지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방식과 돌봄의 방향을 제시하는 단서일 수 있다.
색에 담긴 생물학적 맥락을 이해하고, 각 개체의 특성에 맞춘 돌봄을 설계하는 일—그것이야말로 색을 통해 생명을 존중하는 진정한 반려의 자세가 아닐까.

 


출처 : www.demotivateur.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