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렌(Rennes) 도심의 교차로 곳곳에 최근 특별한 변화가 나타났다. 단조로운 아스팔트 위에 다채로운 색과 그래픽이 더해지면서,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한 전용 정류 공간 ‘sas vélo’ 가 예술적 무대처럼 탈바꿈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도로에 색을 입히는 데 그치지 않고, 교통안전과 도시적 감각을 동시에 확장하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으며, 나아가 색채가 도시 안전과 사회적 메시지 전달의 매개체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프로젝트의 주인공은 예술가 플로리안 슈나이더(Florian Schneider)와 그의 팀이다. 그들은 시민 참여 예산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고, 8월 한 달 동안 32곳의 자전거 정류 공간을 새롭게 칠했다. 작업에는 무려 700리터의 특수 페인트와 680㎡의 면적이 투입되었으며, 단순한 색채가 아니라 안전을 고려한 기술적 장치도 포함됐다.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실리카 입자를 혼합한 신호용 페인트를 사용했고, 도로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중 차선 구간에서 집중적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sas vélo’는 원래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앞쪽에 배치해 운전자의 시야에 잘 들어오도록 만든 교통 시설이다. 이 작은 완충 지대는 자전거와 보행자를 사각지대에서 보호하고, 교차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 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그 기능에 색채와 메시지가 더해지며, 단순한 안전 장치에서 나아가 시민의식과 도시 미학을 함께 일깨우는 장치로 변모했다.

렌의 사례는 공공 디자인이 안전과 미학, 그리고 사회적 존중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교통표식의 기능적 측면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은 이번 실험은, 도시를 ‘보행자와 자전거 친화적’ 공간으로 바꾸는 하나의 상징적 선언이기도 하다. 회색 도시를 물들이는 이 작은 컬러 패치들은, 결국 더 안전하고 따뜻한 도시 문화로 이어지는 색채의 힘을 증명하고 있다.


출처 : www.transitionvel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