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독일에서 열릴 예정인 유로 2024에 출전하는 독일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원정’ 유니폼이 공개된 이후 개최국 독일은 분열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핑크색 때문입니다.
이 글의 쓰고 있는 저는 축구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3월 중순부터 아디다스가 다양한 유로 2024 유니폼의 베일을 벗긴 이후 읽은 헤드라인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축구 팬들이 간절히 기다려온 순간이었고, 전반적으로 모든 참가국이 만족했습니다(프랑스의 셔츠는 나이키가 디자인했습니다). 독일을 제외한 모든 국가. 그리고 단순한 유니폼 문제였어야 할 것이 국가적인 문제로 바뀌면서 두 가지 사고의 흐름이 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유니폼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무엇일까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을까요? 분열적인 문화적 언급인가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저 핑크색이라는 것일 뿐입니다. 이것은 “원정” 유니폼, 즉 팀이 자신의 홈 구장에서 경기하지 않을 때 착용하는 유니폼으로, “새로운 세대의 독일 팬들을 겨냥한 디지털 메타버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제조업체는 설명했습니다. 반면에 홈 유니폼은 1994년의 디자인이 그대로 반영된 전통적인 디자인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팬들에게는 핑크색 유니폼이 부끄러운 유니폼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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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https://t.co/Uii23CQqtj
Away: https://t.co/olgfmgIWM1#UEFAEURO2024 pic.twitter.com/E9uweDQYjw— DFB-Team (@DFB_Team) March 14, 2024
독일은 분노로 핑크빛
곧바로 소셜 네트워크는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당연히 핑크색 유니폼에 반대하는 만샤프트(Mannschaft, 독일축가국가대표팀의 애칭) 팬들이 가장 큰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건 여자 유니폼 아닌가요?”, “경기장 위의 바비 인형”, “카니발처럼 보인다”, “우리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소셜 네트워크 X에서는 분노한 사람들이 평화롭게 분노를 표출할 수 있도록 해시태그 #TrikotDerSchande(부끄러움의 유니폼)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듯 언론도 가세했습니다. 독일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일간지 <빌트>는 “핑크색은 축구에 어울리는 색이 아니다”라며 해당 유니폼을 비난했습니다. 독일 대표팀의 감독인 율리안 나겔스만(Julian Nagelsmann)은 직접 디자인을 승인했습니다. “약간의 색상을 추가한 것은 용감한 결정이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다시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것이 옳은 결정이었으며 그 안에 생명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좋은 것 같아요, 입을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중세 시대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라 유로 2024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수많은 독일 남학생들이 학교에 핑크색 티셔츠를 감히 입지 못하도록 충격을 줄 수 있는 무미건조한 논쟁입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Wie geil @DFB_Team und @adidas den Shitstorm gegen das Trikot antizipiert haben. Die Reposte sitzt. Ich mag es sehr und das Trikot wird immer schöner. pic.twitter.com/SqhVbUkDrL
— Marcus Mittermeier😘 (@MMittermeier) March 17, 2024
성적혐오의 표현부터 악의적인 믿음까지
일부 축구 전문가들에게 이 불화는 신성 모독이었습니다. 독일 유니폼의 컬트적인 색상을 감히 바꾼 것에 대한 불만입니다. “독일은 가끔 녹색을 사용했지만, 흑백 유니폼의 오랜 전통을 가지고 1986년과 1990년 월드컵에서 성공했던 일이 있기 때문에 당황한 사람들도 있습니다.”라고 독일 축구 전문 저널리스트인 David Lortholary는 Footpack 웹사이트에 설명했습니다. “과거의 서사시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녹색의 변형에 대해서는 더 관대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악의적인 댓글에서는 (홈 유니폼에 그대로 보존된) 색상에 대한 향수에 대한 언급이 아니라 핑크색이 여자들의 색, 심지어는 ‘미친’ 색이라는 사실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게다가 여자 대표팀도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될텐데, 그런 사실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보수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이며 여성 혐오적인 담론에 대해 우리는 역사의 실타래를 되감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핑크색은 원래 남성적인 색이었습니다. 사실 핑크색은 힘과 용감함, 전쟁의 색이었던 빨간색에서 파생된 색입니다. “라디오 프랑스”는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에서 왕은 종종 핑크색 튜닉(Tunic)을 입고 포즈를 취합니다. 반면에 여성들은 성모 마리아의 색인 파란색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핑크색이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연약함의 색이 되었을까요?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던 마담 드 퐁파두르(Madame de Pompadour)가 이 색을 사용했을 때 당시에도 충격적인 반응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핑크색에 허무함, 피상성, 거짓의 이미지를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어린 소녀들은 피부에 아주 밀착되는 이 색을 입었습니다.
일부 팬들은 상대 팀이 ‘가슴을 부풀려야 하는’ 독일 팀 앞에서 ‘떨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개탄합니다. 그렇다면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심어주고 싶은 가치가 이런 것일까요?
“우리 선수들은 게이 프라이드나 LGBTQ(성소수자) 운동가들을 위한 광고 소재처럼 보입니다. 독일 연방공화국에서 스포츠의 정치화는 권위주의 국가와 독재 정권에서만 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라고 독일 극우 정당(AfD)의 한 포럼에서 나왔습니다.
이러한 역겨운 발언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유니폼의 대상인 젊은 세대들은 이 유니폼을 빠른 속도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디다스의 독일 대표팀 유니폼은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출처 : www.ell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