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빛이 도는 옷을 즐겨 입는다는 유두석(67) 전남 장성군수는 2014년 10월 ‘옐로우시티 조성사업’에 나섰다. 2020년까지 세 단계에 거쳐 사업비 435억원을 투입해 장성을 노란 ‘색채 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가을마다 황룡강변에서 여는 노란꽃잔치도 이 옐로우시티 조성 사업 중 하나다.
첫 단계는 기반조성이다. 황룡강과 장성읍을 중심으로 군 전체에 노란꽃을 사시사철 심어 노란 빛깔을 군의 이미지로 만드는 단계다. 장성군은 12~3월 팬지, 4~9월 메리골드·튤립·금계국·백일홍, 8~10월 해바라기, 10~11월 코스모스·국화 등 연간 노란꽃 82만5000본을 심는다. 두 번째는 이 이미지를 확대·심화하는 단계다. 장성하면 곧바로 노란색이 떠오르게 축제 등 관련 사업을 다양화한다.
마지막은 군민의 소득을 높이는 상품화 단계다. 이미 주민 소득 창출을 목표로 황미르빵(노란용빵)을 개발했다. 앞으로 도시락·파이·쿠키·떡·수제맥주·치킨 등에도 노란색을 입히는 ‘옐로우 특산품’ 개발에 나선다.
유 군수는 “결국 지역 소득과 연계해 주민 소득을 높이는 게 최종 목적”이라며 “옐로우시티와 관련한 관광상품, 특산물, 먹거리를 개발하고 외지인이 장성을 더 많이 찾게 만들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색채 마케팅’을 시작한 계기는?
“1992~1994년 영국 유학 시절에 세계 최대 정원·원예 박람회(첼시 플라워쇼)를 보고 ‘색채 도시’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번화가 라 보카는 파스텔 색조, 인도 자이푸르는 핑크, 스페인 안달루시아는 파랑, 그리스 산토리니는 순백과 파랑을 관광 자원화해 세계적으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색깔이 돈이 되는 셈이다. 장성은 전국에서 가장 공기가 좋은 고장이다. 색채 마케팅으로 사람을 불러들이면 이런 자연환경의 장점이 배가될 것이다.”
―왜 하필 노란색인가?
“황룡강에 누런 용이 산다는 전설이 있다. 황미르에서 노란색을 따온 것이다. 황색은 한국의 전통색인 오방색(적·청·황·흑·백)의 중심색이고, 황제의 색, 부를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 앞으로 장성이 부자 고장이 되고, 호남과 전국의 중심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런 좋은 뜻이 있어 노랑은 황제의 색이었다. 고종황제가 머물던 덕수궁 창틀에 유일하게 황색이 사용됐다고 한다.”
―주변의 반응은 어떻고 구체적인 성과는 뭔가?
“우리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색 마케팅을 한다는 점을 높게 산다. 2015년에만 각종 브랜드상을 아홉번 받았다. 또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선거 공약)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공약이행 분야 우수상을 받았다. 실무 공무원이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이제 장성하면 ‘옐로우’ ‘기대’ ‘발전’ ‘행복’ 등 긍정적인 단어가 떠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3년 만에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는 “옐로우시티 프로젝트는 그 성격상 단기간에 뭔가 큰 성과가 나오기는 어렵다”며 “‘우리 고장은 우리가 바꾼다’는 생각으로 많은 군민이 함께 힘을 보태야만 이 프로젝트가 성공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7/201709270228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