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봄,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 주에서는 숲을 지키기 위한 색다른 실험이 시작됐다. 분홍색의 방염제를 숲에 직접 살포하는, 이례적인 시도가 실제로 현장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 실험은 NRW주의 자우어란트(Sauerland) 지역, 특히 아펠른(Affeln)이라는 마을 근처의 숲에서 실시되었다. 실험 대상지는 약 200㎡ 규모였으며, 여기에 생분해성이 뛰어난 분홍색 방염제를 뿌렸다. 이 물질은 자연에 무해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분해된다는 점에서 환경적인 우려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색 덕분에 더 효과적인 방재
실험이 특별한 주목을 받은 이유는 바로 색 때문이다. 평소 우리가 ‘산불 예방’이라 하면 숲에 경고 표지판을 세우거나, 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정도를 떠올리지만, NRW주는 아예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조치를 택했다.
방염제는 분홍색을 띄기 때문에, 멀리서도 어디에 방염 처리가 되어 있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 과정에서 방화 구역을 즉각적으로 식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실제 실험에서도 방염 처리가 된 지역에서 불길의 확산이 지연되며, 초기 대응 시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특수 페인트는 산불 발생 시 NRW 지역의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 Julia Böning/지역 산림청 Märkisches Sauerland
산불 위험 높아진 독일… 예방책도 강화
이번 실험은 단순한 한 번의 퍼포먼스가 아니다. NRW주는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와 산불 위험을 인식하고, 다양한 예방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매년 3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는 숲에서의 흡연과 불 사용이 엄격히 금지되며, 숲 속에는 덤불을 제거한 ‘방화선’도 곳곳에 조성되고 있다.
더불어 최신 기술을 활용한 자동 감시 카메라와 화재 감지 시스템도 확대되고 있으며, 화재 발생 시 즉시 출동할 수 있도록 전문 소방 차량도 운용 중이다.
“기후변화, 산불 위험 키워” – 실험 배경은 이상기후
NRW주가 이처럼 새로운 실험을 감행하게 된 배경에는 최근의 이상기후가 있다. 특히 2025년 3월은 이 지역 기상 관측 사상 두 번째로 건조한 3월로 기록되었으며, 이는 산림 내 화재 발생 가능성을 극도로 높이는 요인이 되었다.
올리버 크리셔 NRW 환경부 장관은 “기후 변화는 이제 일상 속 위협이 되었다”며, “지속가능한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www.ruhr24.de
참고 : “환경에도 안전할까?” – 분홍색 방염제, 생태계 영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