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이 덴마크 디자이너 베르너팬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Verner Panton: Form, Colour, Spac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팬톤의 대표작과 실험적 공간 디자인을 통해 그가 색채를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공간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다루었다는 점을 조명한다.

베르너 팬톤은 색채를 대담하게 활용한 디자이너였다. 그는 의자, 조명, 직물, 실내 공간을 개별 제품이 아닌 하나의 감각적 환경으로 바라보았다. 특히 강렬한 색채와 유기적인 형태,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같은 신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당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절제된 흐름과는 다른 방향을 제시했다.

대표작인 팬톤 체어는 이러한 실험을 잘 보여준다. 하나의 곡선으로 이어진 구조와 선명한 색채는 의자를 단순한 생활 도구가 아니라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조형 요소로 만들었다. 팬톤에게 색은 제품의 표면을 꾸미는 수단이 아니라 형태를 강조하고 사용자의 감각을 이끄는 디자인 언어였다.

전시에서는 1970년 Visiona II 프로젝트를 위해 제작된 Fantasy Landscape도 주요하게 다뤄진다. 이 공간은 벽, 바닥, 가구의 구분을 흐리게 하며 색채와 빛, 곡면이 결합된 몰입형 환경을 제시했다. 이는 팬톤이 색채를 시각적 효과를 넘어 신체적 경험과 공간 감각의 문제로 확장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팬톤의 작업은 지속가능성이라는 새로운 기준 속에서 다시 평가되고 있다. 그가 즐겨 사용한 플라스틱과 합성재료는 현대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색채를 통해 생활공간의 감각과 분위기를 바꾸려 했던 그의 시도는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전시는 베르너 팬톤의 디자인을 회고하는 동시에, 현대 디자인에서 색채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묻는다. 팬톤은 색채가 제품의 외관을 꾸미는 차원을 넘어, 공간과 감정, 생활 방식을 조직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디자이너였다.


출처: design-museum.de

이미지: 베르너 판톤, “환상의 풍경”, 1970년 쾰른 국제 가구 박람회 “비시오나 II” 전시 설치 전경 © Verner Panton Design 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