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은 풍성하게 부풀려진 형태와 선명한 색채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바라본 페르난도 보테로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다. 보테로는 인물을 단순히 크게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비례와 형태를 과장함으로써 인간의 욕망, 권력, 계급, 종교, 폭력 같은 사회적 주제를 특유의 방식으로 드러낸다.

색채는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조형 언어로 작용한다. 강한 원색, 따뜻한 색감, 부드러운 면 처리, 장식적인 배경은 화면에 유쾌함과 풍요로움을 부여한다. 그러나 그 밝고 친근한 색채 안에는 사회를 향한 풍자와 비판적 시선이 함께 숨어 있다. 그래서 보테로의 작품은 한눈에는 즐겁고 아름답게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권력과 인간 조건에 대한 복합적인 의미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보테로를 단순히 “풍만한 인물의 화가”로 이해하기보다, 형태의 과장과 색채의 대비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해석한 작가로 다시 보게 만든다.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는 친근하고 유쾌한 이미지로 다가가지만, 미술사·기호학·색채인문학의 관점에서는 형태, 비례, 색채, 풍자가 어떻게 결합되어 의미를 만들어내는지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