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매체 ‘Le Tribunal du Net’에 실린 「왜 쓰레기통은 거의 항상 초록색일까」는 도시에서 너무 익숙해져 오히려 질문하지 않았던 색채의 문제를 다룬다.

거리의 쓰레기통, 공동주택의 수거함, 대형 폐기물 컨테이너에는 유독 초록색이 많다. 그러나 기사에 따르면 이 색은 국제법이나 명확한 규정에 의해 정해진 것이 아니다. 초록색 쓰레기통은 제도적 결정이라기보다 심리, 산업, 재료기술, 비용, 관습이 겹쳐 만들어낸 도시의 색채 관습에 가깝다.

초록색이 쓰레기통의 기본색처럼 자리 잡은 첫 번째 이유는 인간의 색채 연상과 관련된다. 사람들은 초록색을 자연, 식물, 유기적인 것, 비교적 깨끗한 환경과 연결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쓰레기통은 본래 시각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면 하는 도시 시설물이다. 이때 초록색은 강한 경고색처럼 시선을 끌기보다 주변 풍경 안으로 물러나는 효과를 낸다. 다시 말해 초록색 쓰레기통은 아름답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 아니라, 덜 거슬리고 덜 공격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선택된 색이다.

하지만 심리적 이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사에서 더 흥미로운 부분은 초록색의 확산을 산업적 조건과 연결하는 대목이다. 19세기 말 파리에서 외젠 푸벨이 밀폐형 쓰레기 용기 사용을 의무화했을 때, 초기 용기는 회색빛 금속통에 가까웠다. 오늘날의 초록색 플라스틱 수거함은 1960~1970년대 이후 지방자치단체가 수거 체계를 산업화하고 고밀도 폴리에틸렌 플라스틱을 사용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되었다. 플라스틱 수거함은 햇빛에 오래 노출되기 때문에 자외선에 강한 안료가 필요했고, 산화크롬계 초록 안료는 내구성이 높고 비용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초록색은 상징적 선택이기 이전에 오래 버티는 색, 싸게 만들 수 있는 색, 대량 생산에 적합한 색이었다.

쓰레기통의 초록색은 환경색채를 이해하는 데 흥미로운 사례가 된다. 도시의 색은 미적 취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색은 재료의 물성, 유지관리 비용, 행정의 반복 구매, 제조업체의 공급 체계, 시민의 시각적 습관 속에서 굳어진다. 한 번 초록색 수거함이 보급되면, 다음 지방자치단체도 같은 색을 선택한다. 공급업체 역시 이미 준비된 안료와 생산 체계를 바탕으로 초록색을 더 저렴하게 제안한다. 이렇게 색채는 합리적인 검토의 결과라기보다 ‘이전에도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반복되는 관습이 된다. 기사에서 언급한 ‘경로의존성’은 바로 이 과정을 설명한다.

물론 모든 나라에서 쓰레기통이 초록색인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1995년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사건 이후 공공장소의 불투명한 쓰레기통이 줄어들었고,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하거나 밝은 색의 수거함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독일에서는 노란색, 파란색, 갈색 또는 초록색이 재활용 분류 체계와 연결된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검정이나 짙은 회색 수거함이 일반적이고, 초록색은 주로 잔디나 낙엽 같은 정원 폐기물을 떠올리게 한다. 따라서 초록색 쓰레기통은 보편적 규칙이라기보다 지역의 안전 인식, 분리배출 제도, 도시관리 문화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는 색채 코드다.

쓰레기통의 초록색은 우연한 색이 아니지만, 누군가가 한 번에 결정한 색도 아니다. 그것은 자연을 떠올리게 하는 심리적 안정감, 자외선에 강한 안료의 물성, 대량생산에 유리한 경제성,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간 모방이 누적된 결과다. 도시에서 색은 표면을 꾸미는 장식이 아니라, 행정과 산업과 시민의 감각이 만나는 접점이다.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초록색 쓰레기통은 그래서 사소한 시설물이 아니라, 도시가 어떻게 색을 선택하고, 그 선택을 어떻게 관습으로 굳혀가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색채사라 할 수 있다.


출처: letribunaldunet.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