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GE OF KOREA》
식품 패키지에서 녹색은 자연과 건강, 친환경을 표현하는 데 자주 사용된다. 최근에는 식재료의 고유한 색과 생산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활용하여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전달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2026년 10월 27일 패키지디자인 전문 매체 《Packaging of the World》에 공개된 《EDGE OF KOREA》는 버려질 수 있는 무와 한국의 지역 식재료를 결합하고, 이를 색채와 그래픽으로 표현한 디자인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식품 폐기 문제에서 출발한다. 상품성이 낮거나 유통 과정에서 활용되지 못하는 무를 새로운 식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업사이클링 개념을 적용하고, 울릉도 명이, 해남 김, 제주 한라봉을 결합한 세 가지 페스토 제품을 제안하였다. 무라는 공통된 원료에 지역마다 다른 식재료를 더해 제품의 특징을 구분하고, 그 차이를 패키지의 색채와 시각적 표현으로 연결하였다.
색채는 각 지역의 식재료가 지닌 특성을 전달하는 요소로 활용된다. 울릉도 명이는 잎채소의 녹색, 해남 김은 해조류의 짙은 녹색과 흑색, 제주 한라봉은 과피의 선명한 주황색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색채는 제품의 맛과 재료를 짐작하게 하면서 생산지역에 관한 이미지도 함께 형성한다. 지역색채를 자연경관이나 전통 건축물의 색에서 식재료의 색으로 확장하여 활용한 점이 흥미롭다.

이미지 출처: Packaging of the World, 「EDGE OF KOREA – Radish Pesto Packaging Design」
그래픽에서도 한국적인 표현을 찾아볼 수 있다. 전통 서예의 자유로운 붓질을 페스토의 질감과 연결하고, 굵은 타이포그래피와 지역의 이미지 및 지리적 요소를 결합하였다. 붓질이 지닌 형태와 움직임은 식품의 물성과 어우러지며, 서로 다른 지역의 제품을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게 하는 시각적 통일성을 만든다. 공통된 그래픽 체계 안에서 지역별 색채를 변화시키는 방식은 제품군의 정체성과 개별성을 함께 표현한다.
이 프로젝트는 지속가능성을 전달하는 색채의 역할에서도 의미가 있다. 친환경 제품의 이미지를 표현할 때 흔히 사용하는 녹색 대신, 식재료의 실제 색과 지역의 문화적 특징을 디자인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색채는 소비자가 제품의 원료와 출처를 이해하도록 돕고, 버려질 수 있는 식재료가 새로운 상품으로 활용된다는 이야기를 전달한다. 지역의 음식문화와 자원순환의 개념을 하나의 패키지에 담아낸 것이다.
《EDGE OF KOREA》는 디자인 프로젝트로 공개되었다. 그러므로 실제 상용화 여부나 폐기물 감축 효과, 패키지 소재의 환경성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례에서 지속가능성의 개념을 색채와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는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EDGE OF KOREA》는 지역의 식재료가 지닌 색채와 질감이 현대적인 브랜드디자인의 자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농산물의 색은 재료의 특성을 전달하고, 지역의 이미지는 제품에 문화적 맥락을 부여한다. 버려질 수 있는 자원에 새로운 쓰임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색채는 제품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지속가능한 색채디자인이 재료의 특성과 생산지역의 문화, 소비자의 경험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살펴볼 만한 사례이다.

위 색은 식재료를 바탕으로 해석한 예시이며, 디자이너가 지정한 공식 색값이나 실제 패키지에서 측정한 색은 아니다.
출처: Packaging of the World, 「EDGE OF KOREA – Radish Pesto Packaging Design」, 2026년 10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