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로(Olo)는 오즈(Oz) 기술로 망막의 M 원추세포만 선택적으로 자극해 경험하도록 한 고채도 청록색이다.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어떤 녹색보다 강렬하며, 카메라나 일반적인 화면으로는 실제 색을 재현할 수 없다. 따라서 화면에 표시된 색은 올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근사 이미지다. 이 색의 개발 과정은 인간의 색각이 빛과 망막, 뇌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미지: Marissa Gutierrez/UC Berkeley, 원본 사진: Trevor McKinnon/Unsplash
출처: UC Berkeley, “Scientists trick the eye into seeing new colorolo’”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연구진이 인간의 망막을 정밀하게 자극해 자연에서는 볼 수 없는 초고채도 초록색을 구현했다. 연구진은 이 색을 ‘올로(Olo)’라고 이름 붙였다. 올로는 새로운 안료나 빛의 파장이 아니라, 인간의 색각 체계가 평소 경험할 수 없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색채 경험이다.

M 원추세포만 자극해 만든 색

인간의 망막에는 빛의 파장에 따라 반응하는 L·M·S 원추세포가 있다. L 원추세포는 긴 파장, M 원추세포는 중간 파장, S 원추세포는 짧은 파장에 주로 반응한다. 일상에서 색을 볼 때는 세 종류의 원추세포가 서로 다른 비율로 함께 활성화된다.

컴퓨터과학자 렌 응(Ren Ng)은 특정 원추세포에만 레이저를 쏠 수 있는 시각과학자 오스틴 루다(Austin Roorda)의 기술에 주목했다. 그는 초록빛에 민감한 M 원추세포만 선택적으로 자극한다면 자연에서 볼 수 없는 강렬한 초록색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연구진은 먼저 실험 참가자의 망막에서 개별 원추세포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이후 ‘오즈 비전(Oz Vision)’이라고 부르는 장치를 이용해 약 1,000개의 M 원추세포에 543나노미터의 레이저를 선택적으로 조사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평범한 초록색이 갑자기 깊고 강렬한 청록색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자연에서 가장 채도가 높은 단일 파장의 초록빛조차 올로와 비교하면 창백하게 보였다.

연구진은 L·M·S 원추세포의 작동 상태가 각각 0-1-0이라는 점에서 이 색을 ‘올로’라고 명명했다. 현재까지 응을 포함한 다섯 명이 이 색을 경험했다.

화면이나 인쇄물로 재현할 수 없는 색

올로는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모니터에 표시할 수 없다. 안료나 염료로 만들 수도 없다. 일반적인 화면은 빨강·초록·파랑의 빛을 혼합해 세 종류의 원추세포를 함께 자극하기 때문이다. 올로를 보려면 개인의 망막 구조를 정밀하게 지도화한 뒤 M 원추세포만 선택적으로 자극해야 한다.

따라서 온라인에 공개된 올로의 색상 이미지는 실제 색을 재현한 것이 아니다. 실험 참가자들이 경험한 색에 가장 가까운 청록색을 일반 화면에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다만 올로를 완전히 새로운 색으로 부를 수 있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신경과학자 베빌 콘웨이(Bevil Conway)는 올로가 새로운 색상이라기보다 기존 청록색의 채도를 자연적인 한계 이상으로 높인 색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올로는 색상환에 새로운 위치를 추가한 색이라기보다 인간의 색역 바깥으로 채도가 확장된 사례라는 것이다.

색은 빛이 아니라 지각의 결과

올로 실험은 색이 빛 자체에 고정된 속성이 아니라 눈과 뇌가 만들어내는 경험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이작 뉴턴(Isaac Newton)도 빛 자체에는 색이 없으며, 특정한 색의 감각을 일으키는 성질만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인터넷에서 논쟁을 일으킨 ‘드레스 사진’도 이와 같은 색채 지각의 특성을 보여준다. 같은 사진을 두고 어떤 사람은 흰색과 금색으로, 다른 사람은 파란색과 검정색으로 보았다. 사진 속 조명 정보가 불분명하자 뇌가 따뜻한 조명과 차가운 조명 가운데 하나를 가정하고 색을 다르게 보정했기 때문이다. 실제 드레스는 파란색과 검정색이었다.

사람마다 원추세포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파장도 조금씩 다르다. 같은 빨간색을 보더라도 각자가 경험하는 색은 완전히 같지 않을 수 있다. 색은 물체와 빛, 망막, 뇌, 주변 환경이 함께 작용해 형성되는 지각이다.

더 많은 색을 보는 사원색각자

기사에서는 일반인보다 많은 색을 구분하는 사원색각자도 소개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세 종류의 원추세포를 지니지만, 일부 여성은 유전적으로 네 종류의 원추세포를 가질 수 있다.

연구자 개브리엘 조던(Gabriele Jordan)이 발견한 사원색각자들은 비슷한 색을 매우 정확하게 구분했다. 복잡한 무늬 위에 놓인 작은 물체를 쉽게 찾았으며, 견본 없이도 실이나 페인트의 색을 기억했다. 일부는 혈액도말 표본의 미세한 차이나 양수 속 태변처럼 다른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색채 변화를 찾아내기도 했다.

연구진은 현재 오즈 비전 기술을 이용해 색각 이상자에게 삼원색각을, 일반적인 삼원색각자에게 사원색각을 모의 구현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올로 실험은 뇌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시각정보도 해석할 수 있으며, 색각에 일정한 신경가소성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빛의 색과 물질의 색

기사는 과학적 색채 지각뿐 아니라 예술가가 다루는 물질로서의 색도 함께 살펴본다. 예술가에게 색은 파장이나 신경반응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안료의 입자, 투명도, 무게, 질감, 결합재에 따라 서로 다른 물질적 성격을 갖는다.

같은 안료도 달걀노른자에 섞은 템페라, 우유 단백질을 이용한 카세인 물감, 아마인유를 사용한 유화물감에서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유화물감은 빛이 유막을 통과하면서 색에 깊이와 광택을 만든다. 르네상스 회화의 풍부한 색채 표현도 이러한 재료의 특성과 관련된다.

예술가 에이미 실먼(Amy Sillman)은 색을 광물과 안료 같은 물질로 이해하는 사람과 빛으로 이해하는 사람을 각각 ‘땅의 사람’과 ‘하늘의 사람’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어느 한쪽만으로 색을 완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색은 물질인 동시에 빛이며, 지각과 기억, 문화적 경험까지 포함한다.

또 다른 새로운 색, 인망간 블루

올로가 새로운 색채 경험이라면 인망간 블루(YInMn Blue)는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안료다. 이 안료는 2009년 오리건주립대학교에서 이트륨·인듐·망가니즈·산소로 이루어진 화합물을 연구하던 중 우연히 발견됐다. 약 200년 만에 발견된 새로운 무기계 파란색 안료로, 매우 높은 채도와 안정성을 지닌다.

인망간 블루는 역사적인 안료인 청금석과 비슷한 깊이와 굴절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오랜 채굴과 교역, 종교와 예술의 역사가 축적된 청금석과 달리 아직 문화적 기억은 많지 않다. 물리적으로 새로운 색이 등장하더라도 그것이 문화적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다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올로 연구는 인간이 볼 수 있는 색의 범위가 절대적으로 고정된 것이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색은 특정 파장이나 안료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경험임을 확인시킨다. 눈이 빛을 받아들이고 뇌가 이를 해석하며, 재료와 환경, 기억과 언어가 더해질 때 비로소 하나의 색이 만들어진다.


[출처]: https://www.newyorker.com/magazine/2026/08/03/what-would-it-mean-to-see-a-new-color